스페인 교환학생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나는 대체적으로 스페인으로의 교환학생을 추천하지 않는다.

이 글은 스페인어를 할 줄 모르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쓰는 글이다.

 

스페인에 오기 전, 나는 모든 유럽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할 줄 알았다.

내 생각은 스페인에 갈 때부터 틀렸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스페인으로 입국하기 위해 스페인 항공사인 이베리아 항공을 이용했다.

모든 승무원들은 외국인 내국인 상관없이 스페인어로만 서비스를 진행했다.

나는 운좋게 비상구석에 앉게 됐는데, 출발 전 한 승무원이 비상구석 승객들에게 스페인어로 상황 발생시 임무에 대해 설명했다.

나는 스페인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승무원의 설명이 끝난 후 영어로 설명해줄 수 없는지 물었다.

하지만 그 승무원은 영어를 할 줄 몰랐다.

그래서 옆좌석에 있던 영어가 가능하신 다른 승객분께 설명을 따로 들었다.

 

보통 나는 외국에서 장기로 체류할 때에는 에어비앤비로 3박 4일정도 지내면서 내가 길게 살만한 숙소를 구한다.

하지만 세비야에서는 영어가 가능한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굉장히 찾기 힘들었다.

있으면 보통 게스트 하우스와 같은 도미토리 호스텔과 비싼 호텔들이였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며 에어비앤비를 구할 수 있었다.

 

스페인에 온지 일주일이 조금 안됐을 때, 몸살 기운이 생기면서 목의 임파선이 부어올라 병원에 가게 됐다.

일반적으로 스페인의 모든 병원은 스페인의 공보험을 요구한다.

공보험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의 의료서비스를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공보험이 없기 때문에 바로 대형 병원 응급실로 갔다.

운이 좋지 않게도, 응급실의 리셉션에서는 단 한명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나는 우리나라 병원에서 영어가 잘 통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페인의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리셉션에서 name, email 과 birthday 와 같은 기본적인 영어단어를 몰랐다.

어째 어째 접수를 하고 의사 선생님을 뵙을 때는 다행이 영어로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세비야 대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교직원 분들이 영어를 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질문할게 있어서 학과 사무실에 메일을 영어로 보내면 답변은 스페인어로 온다.

그리고 몇몇 교수님들은 영어가 가능하신 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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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에 갔을 때 일하시는 분이 20 30대 정도 나이대라면 적어도 음식을 영어로 주문할 수 있다.

나는 초반에 맛집을 찾기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일하는 곳 위주로 찾아갔다.

음식점에서의 의사소통 정도는 하는 말이 정해져 있으니 스페인어 문장들을 조금 외워서 스페인어를 주문하는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체인점이 아닌 작은 과일가게가 많은데, 스페인어를 못한다면 절대 도전하지 않는것이 좋다.

한때 스페인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때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과일을 몇개 샀는데.... 결과는 기본 가격보다 비싸게 과일들을 사게 됐다.

이 경험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있었으므로 외국인들은 스페인에서 정말 드물게 오버페이를 할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하는것도 좋다.

 

카테드랄과 같은 큰 관광지에도 영어로 된 표지판은 찾기 힘들다.

 

추가적으로 세비야의 스페인어는 표준어가 아닌 방언에 속한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단어 맨 뒤의 s를 발음하지 않는것이다.

예를 들어, gracias 그라시아스 를 gracia 그라시아 라고 하며 끝낸다.

그리고 스페인 전체로 봤을 때 말하기가 제일 빠른 지역에 속한다.

그래서 초반에 현지인들과의 대화 중 리스닝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렇게 내가 스페인에서의 불편했던 경험을 적었더라도 나는 스페인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 불편함들은 내가 스페인어를 못하기 때문에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따듯한 날씨를 좋아하는 경우에는 세비야가 정말 살고 여행하기 좋은 도시이다.